정치

부동산에 대한 미약한 고찰 (1) : 부동산을 잡아야 하는 이유

*로베르토* 2021. 8. 29.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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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카카오톡 오픈채팅으로 정치 토론을 5년간 해온 사람이지만 아직도 부동산의 구조에 대해 물으면 정확하게 답하지 못하는 소위 부알못이다. 하지만 윈스턴 처칠은 말했다. 사과 농부가 아니더라도 사과가 썩었는지는 보면 안다고 말이다. 그러한 연유로 불초 부알못 로베르토, 부동산에 대해 감히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그 전에 왜 부동산을 잡아야 할까? 라는 우문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의식주는 생활에 있어서 필수불가결한 아이템이다. 식사의 가격이 오르면 아사하고, 의류의 가격을 올리면 동사하듯 주택의 가격이 오르면 삶의 질이 현격히 떨어지다못해 위험에 쉽게 노출된다. 이런 이야기를 하려고 타자기를 잡은 것은 아니다. 필자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이 필수불가결한 것을 선택한 결과 잃는 것에 대한 것이다.

미국의 실리콘밸리의 노동자들은 한국에 비해 좋은 급여도 좋고 사내복지도 좋다고 한다. 그러나 그들은 캠핑카에서 숙식을 해결하는 이른바 '차박'을 하거나 서울에서 청주에 이르는 거리를 출퇴근한다고 한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게임 개발자들은 낭만을 선호하여 차를 집처럼 개조하고 자유분방하게 사는 것을 희망해서일까? 아니다. 답은 그들의 그 높은 임금으로도 실리콘밸리에서는 월세도 못 내기 때문이다. 혹자는 말한다. 무엇이 문제냐고. 그들이 월세를 살건말건 차박을 하든말든 사는 데 아무 지장이 없고 일을 하는데 아무 지장이 없는데 왜 문제인가? 반문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맞는 말이다. 그들의 주거형태는 생명유지와 아무런 상관이 없다. 하지만 그들을 살아도 사는 게 아닌, 속된 말로 사노 : 회사의 노예 로 만드는데 집값은 분명히 일조하고 있다.

최근 액티비전 블리자드, 통칭 블리자드가 그들이 적을 두고 있는 캘리포니아 주 정부로부터 고소장을 받게 되었다. 사유는 직장 내 성차별과 성범죄. 자유주의와 인권의 나라라고 불리우는 미국 내에서, 가장 정치적 올바름이 강한 민주당이 다수인 지역에서, 가장 진보적인 집단으로 불리우는 게임업계에서 일어난 일이라고든 도무지 믿겨지지 않는 일이 일어난 것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었던 걸까?

실화를 기반으로 한 노동착취에 항거하는 노조의 이야기를 다룬 만화 '송곳' 의 등장인물 가스통 점장이 본사인 프랑스와 다르게 한국에서 종업원을 학대에 가까운 착취를 하는 이유를 묻자 '여기선 그래도 되니까' 라고 답한 컷이 생각났다. 민주당 세가 강하고 진보적인 인사가 강한 업계지만 집값이 비싼 이 실리콘밸리에서는 근로자들이 집이라는 이름의 족쇄를 차고 있으니 그래도 되는 것이다. 하물며 미국이 이러한데 한국은 그렇지 않을까? 지금 일어나는 일련의 노동문제가 과연 절망적인 집값과 무관하지 않을까?

그 이외에도 주택으로 인해 일어나는 일은 수도 없이 많을 것이고 필자가 이 사례들을 다 소개하려면 시간이 밑도 끝도 없이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이 모든 사안을 요약해보자면 '의식주를 볼모로 잡히면 자유도 민주주의도 없다.' 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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