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 야당, 특히 국민의힘 입장에선 지지자들이 박수치며 환호하는 와중에서 벌벌 떨기 시작할 것이다.
더 이상 박근혜를 석방하라며, 석방을 하지 않는 문재인 정권은 폭력적인 정권이라고 매도하는 방식이 약빨이 다했는지는 차치하더라도 그마저도 쓸 수 없게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들이 두려워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 그것은 바로 탄핵은 과거 보수, 정확히는 친 이명박 세력에서 주도했기 때문이다.
16년 중반, 이명박은 돌연 자신이 킹 메이커가 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자 최순실에 관련된 루머가 조선일보를 타고 흘러나오기 시작했고 이윽고 JTBC에서 문제의 태블릿 PC를 찾아내 국정농단사태로 발전시킨 것이다. 민주당은 이 시류를 적절하게 이용했을 뿐, 이 사태의 시작과 끝은 지금의 국민의힘 진영에서 일으킨 것이다.
국민의힘 당 지도부는 당을 쇄신할 구심점을 잃어버릴 것이다. 이준석이 선대위에서 물러났지 당대표직에서 물러난 것은 아니었다. 이준석의 원래 계획대로라면 선거 패배의 책임을 윤석열에게 물은 다음 자신에게 권력을 집중시켜 당 개편으로 나아가야 했다. 하지만 박근혜라는 새로운(?) 구심점이 나타나버리면 선거 패배의 책임을 묻는들 권력이 모이지 않는다. 이준석이 원하던 보수는 오지 않을 것이다.
제일 큰일난 쪽은 뭐니뭐니해도 국민의힘 선거캠프와 윤석열일 것이다. 윤석열은 자신이 검사였던 시절 박근혜에게 40년이 넘는 형벌을 구형했다. 그런 주제에 윤석열이 국민의힘에 입당한 이유는 박근혜가 다시는 이 세상에 산 채로 나올 수 없다고 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박근혜는 다시 세상에 나왔고 온 보수가 그를 우러러 찬양하고 있다. 가뜩이나 선거에서 지면 파멸적이고 폭력적인 말로가 기다리고 있는 윤석열의 앞날에 크나큰 마가 낀 것이다.
요약하자면 진보나 보수 두 진영의 큰 개편이 박근혜 사면으로 인해 이뤄지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필자는 이번 사면을 두고 문재인이라는 사람은 참 따뜻한 사람이자 잔인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재명에게는 자신을 밟고 올라가서라도 대권을 쥘 수 있게 해주었고 윤석열에게는 재기할 수 없을 정도의 시련을 안겨주었다. 그렇다면 문재인은 왜 박근혜를 사면한 것일까? 필자의 생각을 조금 덧붙이자면 곧 죽을 사람에겐 뭔들 못할 게 없어서 아닐까? 부디 박근혜가 여생만큼은 자신의 뜻대로 살길 빌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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