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항쟁을 폭동이라고 볼 수 있다' 라고 말한 국민의힘 공동선거대책위원장 노재승에 대해 국민의힘은 그를 재신임하고 정면돌파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로 결정했다.
필자는 이러한 결정을 내린 이준석이 당을 망치는 해당행위를 했다고 주장하는 바이다. 광주항쟁이 민주화운동으로 결정한 당이 이준석 본인이 대표로 있는 당의 시조되는 신한국당의 김영삼이기 때문이다. 무덤에 누워있는 김영삼에게 맞다이를 신청한 것이다.
물론 김영삼이 하느님도 아니고 건국의 아버지도 아니니 그의 결정을 후대가 거스른다고 해서 하등 문제될 것은 없다. 그러나 자당의 시조가 법까지 만들어가며 못을 박아둔 역사적 정사를 후대가 정치적 이유로 부정하는 것이 타당한가? 고고학적 근거가 발견되었는가? 새로운 증언이 발견되었는가? 그것도 아니라면 충분한 국민적 합의라도 있는가? 어떠한 명분도 없이 그저 '살아돌아올 수 있으면 인정한다' 는 식의 대처가 전통과 역사를 중시하는 보수당에서 있을 수 있는 일인가? 설마 논쟁에서 이기면 광주항쟁을 폭동으로 인정하겠다는 말인가?
국민의힘의 이러한 조상 무덤 위에서 춤 추는 행태는 비단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들이 자유한국당이던 시절에도 그들은 자신의 조상이 긍정한 것을 부정하는 자를 불러 왜 부정한지에 대한 세미나를 열기까지 했다. 그러고도 그들은 의원직을 잃지 않았다. 필자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은 그 때에는 실망하지 않았다. 새누리가 새누리했을 뿐이니까.
그러나 지금의 국민의힘은 다를 것이라고 생각했을 사람이 많을 것이다. 비교적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당대표가 들어왔고 아쉽네 낙선하긴 했지만 그에 부합하는 후보가 둘이나 최종경선에 진출하기도 했다. 권모술수와는 담을 쌓고 정책과 실리를 위주로 정치할 줄 아는 당대표와 함께 썩어빠진 보수를 재건하리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오늘의 이준석의 행보는 이런 이들의 기대는 개나 줘 버리고 그들의 당 지지층이 좋아할만한 일베스러운 여론에 귀를 기울이겠다는 선언이나 다름없다.
좌파들이 으레 이준석을 가리켜 민주당의 어둠의 선대위원장이다 트로이의 목마다 라고 부르곤 한다. 필자는 설마 이준석이 그런 첩자질을 하리라곤 생각하지 않는다. 그저 지나친 욕심과 상대방에 대한 증오가 복수심이 되어 자신에게 돌아오는, 요즘 말로 뇌절을 한 것이다. 뇌절에 대해 짧게 설명하자면 만화 '나루토'에 나오는 기술 이름인데 번개를 칼날로 만들어 번개마저 자르는 기술이라고 한다. 그렇다. 이준석이 이 사건을 이후로 뇌절한 것이 맞다면 그가 만들고자 했던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당과는 영원히 단절되게 될 것이다. 번개로 자른 것처럼, 깔끔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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